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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빌언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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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빌언덕이 되어줄게
운영자 2023.4.5 조회 2641

 

비빌언덕 프로젝트는 오래전부터 준비된 사역이었습니다. 목회 현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들이 처한 현실이 스스로 감당하기에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 보니 한 해 평균 2,600명 정도의 자립준비청년이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청년들이 자립정착에 무척 힘들 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을 외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소도 비빌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라는 옛말이 생각나서 사역의 이름을 ‘비빌언덕’이라고 하고 기도하며 그렇게 작은 불씨를 지폈습니다.

은퇴 후 비빌언덕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기 꺼리는 이들과 어렵게 접촉을 시도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니 혼자 밥해 먹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거룩한빛광성교회 긍휼봉사팀을 통해 한달에 한 번 김치와 여러가지 반찬을 만들어 집으로 가져다주면서 어떻게 지내는가를 살피게 했습니다.

지금은 파주보육원을 나온 24명의 청년을 섬기고 있습니다. 

일단 보육원을 퇴소하면 근사한 환영식을 해줍니다. 바비큐 파티장이나 혹은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선배들과 함께 모여 환영파티를 하고 용돈과 선물을 주고 자립지원금으로 임대한 집에 침대, 이불,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수저와 젓가락 을 포함한 생활용품 일체를 준비해 줍니다. 자립지원금을 받은 자립준비청년은 본인의 지원금이 전 재산이기에 임대한 집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필요한 것만 구입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마치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나와서 모든 것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했습니다. 탈북민을 돕고 있는 대부분의 단체는 하나원을 퇴소할 때 한국에서 안정적 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자립준비청년은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하기에 집은 있지만, 생활용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식사를 스스 로 해결하지 못해 영양 문제가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 다.

그래서 비빌언덕팀은 자립준비청년이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생활용품을 구매해주고 매달 한 번씩 식재료와 밑반찬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이 필요한 청년들에게는 상담전문요원을 연결해주고 직업을 알선해주며 교인들의 사업장을 연결해 자격증을 따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은 혼자서 생활하기에 종종 사기를 당해 목돈을 잃 는 경우도 발생했기에 사기피해를 본 자립준비청년은 전문 상담과 교육으로 2차 피해를 방지하게 하고 반복된 피해를 피할 수 있도록 비빌언덕팀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잘못해서 교도소에 간 청년이 출소한 후에 고시원에 임시숙소를 마련해 주어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기본법」에는 만 24세가 되면 성인으로 분류되어 자립준비청년에게 정부 지원이 중단됩니다. 그렇기에 비빌언덕에서는 청년들이 확실한자립을 할 때까지 돕기로 했습니다. 최근엔 비빌언덕 청년중에 자동차 튜닝회사에 다니면서 자가용을 구매한 청년이 생겼고 각종 자격증을 따고 자랑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조 금씩 지원을 늘려가고 있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이들의 마음이기에 상처받은 받은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일은 종교계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22:21-23에 보면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는 애굽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말라.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으리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는 하나님이 직접 챙기시는 고대사회에서 가장 불쌍한 사회적 약자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지금도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가장 약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자립준비청년의 그 마음까지 만져주지 않고는 상처를 치유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20대 국회의원 최도자 의원실 조사에 의하면 5년 이내에 연락이 되지 않는 자립대상 청소년들이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혹 시설보호아동 출신으로 출세한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이 시설보호아동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옹호해주고, 품어주며, 대변해주는 일에 종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앞으로 이 일을 함께하는 단체들과 연대를 꾀하고 정책을 건의해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것과 법적보호를 받도록하는 일을하고자합니다. 이 글을 읽는 종교계를 포함한 민간단체에 사업 제안을 드린다면 지역사회 내 민간단체가 자립준비 청년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민과 관이 함께 체계적으로 자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 가을에

정성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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